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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게 둥글게 짝

도저히 니 입에서 나온다고 상상이 되질 않던 말들이 있다.

왜 니가 그런 말을 하는 걸까.
그래도 난 내가 널 좀 안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나나 너나 기대하는 모습만 본 것 같다.


그냥 던진 말이 아니었다.
억누르고 억누르다 어느 순간 엉뚱한 데서 뻥 하고 터졌다.
얼마나 멀든 말든 그런 게 상관이 없었다.
화를 내든 뭐라고 반박을 하든 상관도 없었다.

나는 참 솔직하지가 못 해서 마음에 담아둔 말들이 많다.
그래도 말을 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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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6 03:24 2011/07/06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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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새벽이냐?

전혀 이럴 필요도 없는데, 생각해보면 왜 그랬을까...

많은 걸 바라지만 않으면
어떻게 하든 아름다운 세상일 꺼야 그렇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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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3 03:41 2011/06/13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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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 학 학교를 안 갔어!

아아 이 시대 마지막 잉여.

-

난 거의 애들과 정치나 종교 쪽으로 부딪힌 적이 없다.
종교는 기독교, 정치 쪽은 그닥 관심이 없었지만 크면서 이것저것 피부에 와 닿으니 관심이 가네.

애들도 그런 말은 꺼려하는 게 느껴진다.
어쩌다 그에 관련된 주제가 나오면 아주 지루해 한다. 나도 그렇고.


요즘 문명 하다가 문득 생각난 건데,
거기서는 콜로세움이나 공연장 같은 걸 지어주면 행복도가 올라간다.
그냥 단순히 생각하면 그거 하나 지어준다고 행복해 지고... 참 웃긴데 참 우리 인생도 단순하다.
어디 가십거리 하나 나오면 그간의 심각한 문제 같은 거 잊고 재잘재잘 거린다.

그리고 누구 하나 기업에 취직하고 싶어하지 않는 애들도 없다.
사실 난 그 전까지는 기업에 취직하지 않아도 다른 할 게 있다고 생각을 해왔었거든.

근데 진짜 웃기다.
기업에 취직하는 거 말고는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아.
나라고 그런 생각 안 하겠냐. 기업에 안 들어간 사람은 못 들어갔다고 생각을 하지.
학점이 안 좋았나, 하긴 인성이 별로 안 좋겠지.

이딴 식으로 말이야.


어차피 남은 어떨까 하고 생각해봐도 답 나오는 게 별로 없으니 난 어떨까만 생각하니까 이렇더라.

아마 지금 내 또래들은 나랑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이명박은 나쁘다. 우리 나라를 말아 먹고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뭐 때문에 그런 지도 잘 모르고, 그냥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댓글 써져 있는 거 보면 그런가보다 하고, 능동적이라고 하기는 힘들지.
이런 생각이 들면 더 무섭다. 누가 선동한다면 어디까지 끌려갈까?

인터넷으로 정치적 발언 실컷 해보고, 다시 현실에서는 현대판 노예.
그냥 스트레스 이렇게 저렇게 풀어 보는 거지.

투표 하러 가면 과연 누군지는 알고 찍을까?
당만 보고 찍고 있지는 않는 걸까? 아님 뉴스에서 본 사람? 이번엔 여자?

안 하는 것보다 차라리 한 표 행사는 했다고 자위한다.
하지만 난 내 의무를 다 했기 때문에 그 뒤는 별로 관심 없다.
잘못 되고 있다는 건 느끼고 있지만 나서지 못 한다.

그냥 부딪힐 수 없다. 잃을 것도 너무 많고 잃을 용기도 없다.


하지만 남이 어떻게 되든 말든 난 돈 벌면서 잘 살고 싶다.
졸업 사진 촬영 하러 와서 취업한 애들이 어깨 쫙쫙 펴고 있는 건 꼴 뵈기 싫다.

-

아아 새벽에 아름다운 강산 듣다가 갑자기...

인터넷으로 백날 떠들고 헐 뜯어봤자 정치인들은 꿈쩍도 안 하는데 방송인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니 이거 좀 이상하구나 싶어서 이런저런 생각 해보다 머리나 식히러 씀.

돈이야 당연히 벌어야지.
그런데 돈 버는 데 그렇게 엄청난 스펙도 필요하나? 다 필요는 할까?

뭐라더라... 아 생각이 안 난다 거저 주어지는 뭐 어쩌고였는데...

Posted by swf.

2011/05/25 03:58 2011/05/25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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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바심 #2

하긴 다 착각에서 시작한다.
나란 존재의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나여야만 하나?

내가 더 괜찮을 꺼라고 생각해봐도 조바심은 계속 커진다.


그리고 결국은 깨닫겠지.
어떤 사람.

Posted by swf.

2011/05/18 21:26 2011/05/1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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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바심

더러운 조바심이 싫어서 도망쳤다.
그럼 이건 뒤돌아 서서 도망쳤던 곳을 바라보던 거겠지.

똑같은 후회를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서 도망쳤다.
그런데 지금 조바심이 생긴다.

도대체 왜?

Posted by swf.

2011/05/07 04:04 2011/05/07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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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

오늘 도서관에서 밖에 멍하니 바닥에 퍼질러 앉아서 밖을 보고 있노라니 고등학생 때 모의고사를 보던 게 떠올랐다. 18살, 19살의 그때. 맙소사 7, 8년 전이야.


내가 고등학교 때는 항상 출석 번호가 2번이었다. 이름순으로 출석 번호를 매기는데, 내가 강씨임에도 불구하고 내 앞에 또 다른 강씨가, 그것도 비읍으로 시작하는 애가 꼭 한 명 한 반에 있었었다.
뭐 어쨌든, 모의고사 때는 출석 번호 순으로 책상을 바꿔 놓는데 항상 2번인 탓에 자리가 똑같았다. 창문 쪽 거의 맨 앞. 밖으로는 오륙도도 보인다. 내가 3학년 때쯤에 롯데 캐슬이 쭉쭉 올라가서 가려지고 또 다른 아파트도 막 생겼지만 머.

날씨가 좋은 날이면 햇살 맞으며 밖을 구경할 수도 있다.
모의고사 치는 날은 어째 기분이 좋다.

그래 이게 내 모의고사에 대한 기분. 모의고사는 그냥 수업 안 하는 날이었다.
아침에 오면 일단 잔다. 물론 평소에도 안 자는 건 아니지만 일단 잔다.

1교시 땡 하는 종소리가 날 때에 일어나서 컴퓨터 사인펜이랑 샤프, 지우개를 챙긴다.
간혹 1교시 전 쉬는 시간에 일어나서 주위 애들이랑 논다.


1교시는 언어영역. 가끔 애들이 1교시 끝나고 아는 지문이 나왔다고 뭐라고 하긴 하지만 난 잘 모른다.
어차피 다 낯선 지문들이라... 뭐 어디서 본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나름 기분은 좋은 시간이다.
언어영역이랑 외국어영역만큼은 성적이 좀 잘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매모호한 문제들은 좀 재밌는 편이다. 항상 문제에는 가장 옳은 것을 고르라고 하니까 생각할 여유가 있다. 하지만 지문을 하나도 몰라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읽어야 된다. 마킹이 다 끝나면 대부분 종이 친다.

그래도 일단 하루 중 가장 머리를 많이 쓰는 시간이기 때문에 끝나고 나면 피곤하다.

사실 뭐 그렇지 않은가, 수업 중에는 잠 잘 오는데 쉬는 시간만 되면 지금 잠이 옴? 이러고 있는 거...
아니 생각해 보니 그래도 난 잤구나. 잠은 소중하니까.


아 뭐 헛소리고 자든 말든 2교시가 되면 난 암울해진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수리영역이다. 그나마 객관식은 좀 낫다. 문제가 뭔 소릴 하고 있는 건지는 몰라도 답 보면 대충 문제가 다시 보일 수도 있다. 근데 주관식은 봐도 모르니까 확률이면 다 그리고 그냥 이 정도 되겠지 하고 때려 맞추거나 한다. 지금도 공대생이지만 수학은 못 함.

절대로 시간이 부족할 리가 없기 때문에 대체로 이 시간에 마킹을 다 하고 잔다.

내 짝이 경환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경환이가 날 깨워서 밥 먹으러 간다. 아님 둘 다 그냥 자던가.
하지만 난 밥 안 먹으면 죽는 줄 알았기 때문에 자다가도 삼 시 세 끼 꼭꼭 다 챙겨 먹었다. 늦더라도.

만약 밥을 빨리 먹고 오면 황금 같은 시간이다.


잔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일어나면 앞에서 시험지나 답안지가 바로 넘어 온다.
편하지도 불편하지도 않은 외국어영역 시간이다.

대충 OMR 카드에 마킹을 하면 듣기가 흘러 나온다.

외국어영역은 다른 과목과 다르게 틀리면 뭔가 되게 아쉽다. 그래서 편하지도, 불편하지도 않다.
촉각이 좀 곤두서는 시간이다.
영어도 언어와 마찬가지로 거의 마킹까지 끝날 때쯤이 시험 종료 시간이다.

난 시험 문제를 절대 다시 보지 않았다. 사실 그 문제를 다시 보는 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한 번 본 문젠데 질리지도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또 다른 문제로 난 그럴 시간도 없었다. 다 풀고 마킹하면 시험 시간이 끝나니까.


그 다음 과학탐구영역이다.
과학탐구영역은 물리1, 2랑 생물1은 좀 재밌다. 특히 물리1, 2에서 역학 부분만 좀 많이 재밌다.
파장 이런 부분은 아 좀 비호감.

화학1은 내가 선택하긴 했지만 정말 다른 거 할 게 없어서 선택했다.
생물2는 당시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 복잡해 보였고, 지구과학은 하기 싫었으며, 그나마 화학1은 그래도 이때까지 수업 좀 들었잖아? 하면서 선택을 했지만 나중에 재수할 때까지 화학은 그냥... 뭐 그랬다. 들어도 뭔 소린지 몰랐고 이해하려는 노력도 열심히 하지 않았다. 기억 나는 건 칼카나마알아철? 니주납수구수은백금? 화신 쌤이 앞에서 통통 튀면서 이런 말 했던 것만 기억이...

아 맞다 니주구리.

어쨌든 과학탐구영역도 아는 것만 풀면 시간이 어엄청나게 많이 남았기 때문에, 다 풀고 또 잔다.


이제 자고 일어나면 개운할 정도.
모의고사 치는 날에는 야자가 없다. 어차피 야자 한다고 해도 튀지만 찝찝하지도 않고 기분 좋은 날이다.


기봉이랑 집에 가는 길에 책방 들려서 책 좀 보다가 책 빌려와서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자고.
가끔은 한 번 더 가서 빌려 보기도 하고.


참 평화롭다.

Posted by swf.

2011/02/16 23:59 2011/02/1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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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Bit Ho



싸이에 올릴까 하다가 걍 여기만 올린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야할 수도 있으니까.

이것 저것 패러디에 실소가...


밤이면 리듬 좀 타보자. 까는 재미가 다 이런 거 아니겠나.

Posted by swf.

2011/02/13 21:35 2011/02/1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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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아니 항상 할 수 있는 걸 하지 않는 내가 병신 같다. 아니 잠이 안 올려면 커피를 마시면 되지? 그냥 느낌상 그럴 꺼라고? 그렇게라도 느끼면 될 꺼 같지 않냐. 입으로는 아 안 되는데, 할 거 있는데 하면서 스르르 눕는 날 생각하니 이제는 영 꼴 뵈기 싫어서 안 되겠다. 커피? 예전 예절 교육 시간 교수님은 말씀하셨지. 커피보다는 녹차가 더 효과가 오래 지속적으로 나타난다고. 그리고 그 뒤로는 녹차를 잘 마시질 않게 돼었지. 아니 뭐 딱히 교수님 말 때문에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먹다보면 속에서 잘 안 받아서. 그냥 그렇게 녹차가 좋다니 하니까 내 몸에는 안 맞으니 마시기 싫어, 그냥 그래. 언젠가 내가 사고 싶었던 앨범들을 다 사서 벽장 한 켠에 수두룩하게 꽂아놓고 오늘은 뭘 들을까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오늘은 딱 그런 고민만.

띠리리 전화가 와서 니가 언제부터 공부 했다고 하는 친구들도 수두룩 하고, 도서관 간다고 하면 놀라는 선배들도. 한 사람이 말하면 개소리, 두 사람이 말하면 레알. 사실 예전에는 부정도 하고 부정을 해봤지만 요즘은 그냥 수긍하고 만다. 아 진짜구나. 나 정말 공부 안 하는구나. 근데 너무 하기 싫어서 미쳐버릴 꺼 같을 때는 그냥 이런 저런 핑계를 머리 속으로 굴려본다. 아 이런 핑계. 오늘은 잠이 너무 오니까? 이렇게 좋은 날씨에 책 보고 있어야 돼? 이렇게 날씨 안 좋은데 그냥 안에 들어 앉아 있자. 딴 사람 핑계대면 너무 내가 비참해 보이니까 그냥 이런 걸로 만족하자. 룸메랑 술은 같이 먹는데 밥을 같이 잘 안 먹었네 그러고 보니까. 같이 사니까 어때 하면서 안부를 묻던 친구들도 이제는 별 신경 쓰질 않는다. 이제 이 정도 되면 지지고 볶고 잘 살고 있을 꺼라고 생각을 하는 건가. 개학을 하면 새로운 일이 있을 것만 같은 기분도 막바지에 오면 그저 축축할 뿐이다. 뭘 해도 개운하지 않고, 다시 개학을 기다리고.
지금은 <1994년 어느 늦은 밤>을 반복해서 듣고 있다. 처음에는 여자 보컬의 목소리도, 곡 분위기도 좋지만 마지막의 고음이 거슬리는 <1994년 어느 늦은 밤>. 그래도 그 불완전함이 좋다. 어차피 완전하다는 것도 없지 않을까만. 이제 좀 있으면 고음이 나오는 부분이다. 저 여자는 필요 이상으로 힘을 줄테고 난 미간을 살짝 찡그리겠지. 찡그리다가 문득 팔을 보니 팔이 허전하다. 그래 난 귀걸이, 반지는 하지 않는다. 대신 목걸이와 팔찌를 하지. 집에 가서 엄마 옆에 뻗어 있으면 엄마가 아들 귀 뚫을까? 하지만 난 절대 안 된다고 한다. 무섭잖아. 하지만 지금은 없다. 죽자 살자 끼고 다녔지만 결국 군입대 하면서 꼬마애한테 줘버렸던 노란색 <Live Strong> 팔찌도, 중학생 언젠가 껴서 빠지지 않게된 옷에서 땐, 하지만 다이빙 하다가 끊어져버린 태그. 언젠가 선물로 받았던 <G-SHOCK> 은색 시계도, 엄마가 사줬던 내 가죽 팔찌도. 다시 돌려 받았지만 그날 잃어버렸던 평생을 낄 것 같았던 내 목걸이. 그때는 몰랐다. 내가 그 팬던트 때문에 내 가방에 항상 목걸이 줄을 넣어넣고 다녔다는 걸. 그 사실을 잊어먹었다는 건 항상 후회하는 일이다. 잃어버리는 건 너무 싫다. 지금은 누나가 사준 해골이 박힌 팬던트에 체인으로 된 목걸이를 하고 있다. 사실 겨울 옷을 입을 때마다 그 팬던트가 생각나는 건 사실이지만 나쁘진 않다. 잠깐 노래 좀 바꾸고.

<Alan Hull>의 <I Hate You See You Cry>. 아까 점심 때 틀어놨더니 어제 놀러왔던 승규가 왜 삑사리를 내냐고 웃었다. 비웃다니. 조금만 좀 감상적이어봐라. 컴퓨터 앞에는 내 시간표, 사진 밀착들, 그리고 'La Defance'에서 찍었던 그 지리한 사진이 붙여져 있다. 참 몇 년을 본다. 결국 저 사진으로 <SAPA>에서 정기전 사진으로 냈었다. 정확히는 내고 튀었던가. 정기전이 끝나고 2년 뒤에 다시 찾으려고 했지만 사진은 없어졌다. 정원이는 암실에서 찾았다면서 지금 붙어있는 사진을 줬었다. 오늘은 수업에 가서 깨끗한 연습장을 하나 펼쳤다. 프린트 해왔던 종이는 꽉 차고 교수님은 계속 설명을 했다. 적을 공간이 없어서 연습장에 적어야 한다. 첫장이었다. '11:59:22'라고 적었다. 이렇게 숫자를 적으면 생각나는 그림이 있다. 주저 없이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면서 생각했다. 이거 얼마만이지? 샤프는 별로네 볼펜으로 그릴까? 퍼뜩 수업 중이란 게 생각나서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니 수업 시간이 5분 남짓 남았다. 교수님은 과제라며 다시 칠판에 쓰기 시작하신다. 그냥 기계적으로 그리던 연습장에 받아 적고는 강의실을 나왔다. 공대에서 나가기 전에는 나가서 담배 하나 물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나오고 나서는 잊어먹었나 보다. 집 문에서 신발을 벗을 때 생각이 다시 났다.
승규랑 집 앞의 밥집에서 밥을 먹으며 뉴스를 보고는 별 영양가 없는 정치 얘기와 저번 주에 했던 <개그 콘서트>의 군대 개그 얘기를 했다. 웃으면서도 생각나는 건 프로젝트 조원들의 웃음기 없는 얼굴들. 내 얼굴도 마찬가지라 생각하니 그닥 기분이 좋지가 않다. 아무리 웃어봐도 세상이 삭막해 보인다. 다시 노래 좀 바꾸고.

<Cartoon Hero>. 중학생 때 명호가 이걸 꼭 사야겠다고 레코드점에 같이 같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테이프로 샀었는데. 아니 근데 바꿔야겠다. 그냥 다른 거 들어야지.
<Unplugged>. <The Corrs>의 앨범. 원곡보다는 이 라이브 앨범이 좋다. 그 현장감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처음 이 앨범 들었을 때는 그저 대학은 낭만적인 곳이었다. 아마 1학년 여름 방학 때였나, 입국 하고 나서 집에 안 내려가고 대학 다니는 누나 자취방에서 띵가띵가 놀고 있을 때, 누나 컴퓨터로는 게임도 할 수 없고, 약속이 없을 때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건 누나랑 놀러 나가거나 나 혼자 나가서 그 대학 안에서 빙글빙글 돌아다니는 거였다. 어차피 나갈 때는 밤에 나가는 경우 밖에 없어서, 항상 역 지하도로 올라가서 쪽문으로 쏙 들어가면 피곤해 보이는 대학생들이 쪽문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사람도 얼마 없었다. 텅 빈 것만 같은 대학의 언덕을 올라가다 중턱의 벤치에 앉아 담배 하나 물고 이걸 한 번 반복해서 듣는다. 그때는 걱정할 것도 없고 그냥 그렇게 듣는 게 기분이 좋았는데.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인 것 같아 슬프다.
그래, 그때는 10원 없어서 <이삭 토스트> 못 먹는다고 징징댈 사람도 있었는데. 이젠 싸이 BGM앨범에서 들어야겠다.
옆을 봤는데 읽다 만 책이 보이네. 다시 읽어야겠다. 이글을 읽고 있는 그 누구든, 건강해.

Posted by swf.

2010/12/01 21:12 2010/12/0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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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정원이 있고 2층짜리 건물이야.
햇빛은 항상 비쳐. 정말 환상적이지.

내가 이 집을 짓기 위해 이 인생을 다 쏟아 부었어.
잘 모르지만 어느 정도 집 지을 줄은 안단 말이야.

다른 집도 그렇듯이 우리 집에도 초인종이 있어. 카메라도 달려 있지.
카메라는 다 비춰주지 않지만 문 앞에 서 있으면 얼굴은 볼 수 있어.
사람들이 우리 집을 찾아왔을 때 감탄하길 바라. 이 집은 어떻게 지었지? 장난 아닌데?

난 그저 방 안에 앉아서 초인종을 누르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 거야.
마지 못해 들여보내주는 사람, 문 앞까지 달려 나가 맞아줄 사람, 집 안에 없는 척 해야할 사람.
찾아오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있기는 있어.

저번에는 한 번 밖으로 나가봤지. 그때 알았어. 저 햇빛은 나만을 위한 건 아니구나.
사람들은 서로 서로 만나며 웃고 있었어. 행복해 보였지.
난 그들 사이에 끼질 못 해. 사실 모르는 사람은 아니야.
날 힐끗 보는 사람들 시선이 가끔 느껴져. 하지만 이내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어.

난 내 볼 일을 끝내고 다시 집으로 들어와.
열쇠는 항상 내 주머니에 있지. 예전에 다른 사람에게 준 적도 있어.
난 그 열쇠로 우리 집으로 알아서 들어와줄 꺼라 믿었어. 그냥 기약 없이 기다렸지.
하지만 그렇지는 않더라. 그런 거였어. 와달라고 연락을 해야하는 거였어.

이런 생각이 들자마자 밖으로 뛰쳐 나갔어. 보름달이더라.
어차피 이런 저런 생각 들지는 않았어. 오랫동안 생각했었잖아.
그냥 바로 옆 집으로 가서 초인종을 눌렀어. 바로 나오더라. 주인은 피곤한 얼굴이었지.
늦은 시간에 죄송하단 말 따윈 하지도 않고 그냥 집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어.
주인은 당황했어. 하지만 이웃이니 바로 내치진 못 하고 이렇게 저렇게 둘러댔지.
안 된다는 건 나 자신이 너무도 잘 알아서 바로 잘 알았다고 하고 다시 집으로 발을 돌렸어.

그 집 문에서 걸어 나오면서는 별 생각이 안 들더라.
멍해져서는 그냥 그 집 앞에서 걸터앉아서는 달을 구경했어.
그때 달이 너무 예쁘더라. 평소보다 더 가까이 있는 것처럼.
또 한편으로는 생각했지. 저것 또한 내 것만은 아니리라.
그렇게 한참 앉아 있다가 집으로 돌아왔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좀 길어보이더라.

집 문을 열고 들어왔어.
그렇게 혼자야.

어떻게 하든 내 선택이었지? 그랬을까?

Posted by swf.

2010/10/16 20:11 2010/10/1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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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이 주변을 샅샅이 뒤져봤다. 니가 들고 있는 거라곤 니 몸뚱아리와 그 칼자루뿐이야.
우리가 들고 있는 건 총이라고.

아니 너희가 들고 있는 건 총알과 그 총알이 내 몸에 맞길 바라는 희망뿐이야.
이 가면 뒤에는 살점 말고도 한 인간의 신념이 있어.
총알로도 뚫을 수 없는.

Posted by swf.

2010/10/16 19:05 2010/10/1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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