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 와서 답답해서 죽을 뻔 했는데,
비가 오니까 그래도 여기는 사람 사는 동네구나 싶다.
몇일 전 새벽에 누나랑 응급실에 갔었다.
누나가 알레르기 증상을 보여서 가까운 응급실로.
응급실에는 한 할머니가 앉아있었다.
할머니는 먼저 이것 저것 물으며 피가 부족해 수혈을 받고 있다고 했다.
혈액 두 통을 몸 속에 집어넣는데 7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그러게 할머니는 이 응급실에 앉아서 어떤 사람을 봤을까.
벽이 숨을 쉬는 것 같았다.
오늘 같이 비가 오면 언제라도 맞으며 들어주마.
나에겐 이천오백원으로 빵빵해진 주머니와 가방 안에 들어있는 CDP와 여분의 앨범들이 있다.
망설일 것도 없고, 배가 고플 이유도 없다.
유난히 눈이 반짝반짝하고 빛났던 얼굴,
수줍은 듯 쥐고 있던 손,
화려한 조명 뒤 그늘,
그런데 눈이 빛나네, 신기하다.
하하, 기분 좋구나.
다 잊어버린 거 같다.
Posted by sw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