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수능 끝나고,


수능 끝났다.

내 8개월.
수능은 카니와.



......................정도의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으나,
그래 이렇게 찌질하게 살건 없잖아?
하는 이런 확실하게 찌질한 생각으로 내 생애 가장 뭣한 순간들을 회고한다.
거 참 나중에 생각해 보니 확실히 뭣하네.
아 그리고 영화 제목 패러디라 그렇지, 이야기는 하나라고. 나중에 또 생각나면 뒤에 '2' 붙여서 다시 올릴께.

-

자, 때는 중학교.............. 뭐 어쨌든 플러스 마이너스 2학년이잖아.
옷 입은 것도 기억나네. 아, 3학년 때 였나 보다.
카고 바지에 검은색 조끼, 후드 티를 입고, 그 시절 가장 유행하던 DDR 위에서 마구 뛰고 있었다. 뭐... SSR 모드에서 아프로노바......까지만 했어요, 고수님들 죄송하삼.

뭐 어쨌든 열나게 뛰고 있는데, 옆에서 한 여자애가 왔다.
헛... 예쁘다. 눈 튀어 나올 정도는 아니었지만, 확실히 예쁘게 생겼었다.
나보다 한 한두살 정도 어려 보이더라.

알다시피 DDR은 2인용으로, 1인용으로 하면 옆자리가 빈다.
그 위에 올라와서는, 내가 하는걸 빤히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저,


내가 잘 하고 있군.


이라는 택도 아닌 상상에 빠지며 열심히 뛰고 있었다.
그리고 300원의 그 환상의 시간이 끝나고, 나는 다시 철권 태그를 하며 열나게 초풍신 연습을...... 아니 미안, 간류였구나.
뭐 어쨌든 그렇게 하고 있는데 어랍쇼, 그 여자애 또 따라왔다.
옆에서 돈은 안 넣고 계속 만지작만지작 거리는 것이다.

그러다 갑자기,


저기, 저랑 놀아요.


......................응?
잠시 주위를 둘러본 후,
(씨 그거 땜에 간류가 죽었다... 태그 했어야 했는데, 제길.)

복 : 저요?
여 : 네.

대략 정신이 아득해진다.

아니이게갑자기무슨소리야내가누군줄알고도대체이여자는누구지그러고보니주위에아무도없는데놀자고해놓고나중에뒤통수치는건가밖에나가면빠따든형아들있는거아닌가아님가출소녀가집나와서오락실왔는데내가만만해보여서오늘밤에돈이나뜯고배도채우고해볼려는건가엄마가오락실에서좋은소리하는형들은조심해라던데아니이게지금형인가형이야아니지나도혼자서찌질하게이게뭐냐혼자오락실와서아무도없는데찌질하게혼자뛰고갈기고아씨나도모르겠다

라는 순간적인 머리 회전과 함께,
나는 뻣뻣하게 앉아서 손을 계속 놀렸다.

나의 뻣뻣함과 그 어색함에 못 이겨 그 여자애는 다시 물었다.


여 : 저랑 놀아요.


....................곱하기 한 십 정도.
그러자 내가 왜 그랬는지,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 그... 음, 아 이해가 가덜랑 말덜랑.


복 : 싫어요.


....................역시 곱하기 한 십 정도.
하아... 그리고 난 거의 도망치듯이 오락실을 빠져 나왔다.

그 여자애는 도대체 왜 나보고 놀자고 했을까.
내가 돈이 많아 보여서? 아니, 시력이 마이너스 4 정도 되고 렌즈 미착용, 수술 무, 안경 미착용 정도 되지 않는 이상은 불가능한 대본이다.
내가 잘 생겨 보여서? ...미안, 내가 잘못했어.


으아아악 저거 밖에 생각이 안 돼애애애애애애애애.
내 머리가 썩을만큼 썩었구만, 어떻게 저기까지 밖에 생각이 안 되냐.
......아, 한가지 더 추가.

실연의 상처로 인해(아무리 봐도 중학생이지만.) 될대로 되라는 그런...
젠장, 이러면 너무 자기 비하잖아.
뭐 좋아, 어쨌든... 뭐 어쨌든 열심히 살자고.


한줄 요약 : 수능은 카니와.

에잇, 비뚤어질 테다. 지현 누님 대신 혜교 누님.

Posted by swf.

2005/11/27 18:14 2005/11/2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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